1월 7일 – 나를 소개해요.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1. 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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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사람들은 취업 준비에 정신이 없습니다. 저는 해당하진 않지만, 제 친구들은 거의 올해 졸업을 앞둔 졸업반 친구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소식이 뜸하던 친구들에게 연락이 옵니다. 자기소개서 좀 봐달라고 말이죠. 거절을 잘 못하는 제 성격으로 100% 수락합니다. 그리고 한 번, 두 번 ... 글이 좋아질 때까지 봐줍니다.

저는 제가 자기소개서를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지런히 글을 쓰고, 솔직하게 글을 쓴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2007년 여름, 저는 생전 처음으로 과외를 했습니다. 학생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2학년 여자아이였고, 지방 국립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이 학생의 작문 실력은 대학의 문턱을 넘기에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문 오피니언 부분을 매일 오려 거기에 대한 생각들을 적으라고 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학생의 실력은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모든 글의 시작은 부지런함입니다. 평소에 글을 쓰지 않다가 글을 쓰려고 하니, 자기 마음에 들지 않고, 어색한 글이 나오게 되는 겁니다. 2010년 여름, 저는 네이버 수만휘 카페에서 자기소개서를 첨삭해주는 봉사를 했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의 자기소개서를 지적하면서, 저의 실력이 조금 늘었을지도 모릅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진학하고 싶다던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는 지극히 평범했습니다. 평범하면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대학 밖에 못갑니다.

그래서 저는 자기소개서에는 특별함이 있어야 된다고 말합니다. 남들과는 다르게 나를 소개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한 겁니다. 적은 경험, 적은 스펙... 상관없습니다. 자기소개서라는 공간에 적기 나름인걸요.

지금 당신에게 흰 A4 한 장이 주어지고, 여기에 자신의 성장환경을 500자 이내로 적으라 한다면 당신은 무엇을 적겠습니까?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좀 엄하셨으나, 어머니는 늘 자식을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늘 이런 식으로 적을건가요?

스마트한 시대에 기계는 스마트해졌는데, 사람들의 생각은 스마트해지지 않은 게 아닐까요? 저의 스승이신 정일근 교수님께서는 늘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책을 가까이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인문학의 위기라고 말하는 요즘, 당신은 스마트폰과 컴퓨터 그리고 책 중 무엇과 하루의 시간을 가장 오래 보내는가요?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글을 많이 써봐야 됩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책들을 읽어야 됩니다.

설날이 다가옵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이나 가족, 친구들에게 책 한권을 선물해주면 어떨까요. 책 속에 작은 소개가 적힌 메모지를 꽂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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