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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많이 보고 싶었어! 송쿨!
(2013년 6월 20일)




덜컹거리는 도로



 코츠코르에서 송쿨까지는 약 3시간 정도 걸렸다. 길이 좋았다면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송쿨까지의 길들이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풍경이 낮익다 보니, 우리는 덜컹거리는 차안에서 잠을 청했다. 하지만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차안에서 잠을 자는 일은 쉽지 않았다. 


 꽤 높은 지대까지 차가 올라왔다. 역시 유목민족답게 고지대에서도 사람들이 몇몇 살고 있었다. 기사 아저씨는 가축들 때문에 잠깐 이곳에서 사람들이 산다고 했다. 날씨가 추워지면, 다시 마을로 돌아가 봄이 오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가축을 키우는 일이 쉽지는 않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차는 계속 오르막길을 달리고 있었다.



잠깐 쉬고 가실게요.



덜컹거리는 차안에서 우리들은 약간의 멀미와 두통을 호소했다. 해발 2,500미터를 가볍게 돌파했고, 우리가 차안에서 눈을 감고 있었다. 기사 아저씨는 우리에게 잠깐 쉴 것을 권했고,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차에서 내렸다.




풍경들을 보니, 정말 높이 올라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 녹아 흐르는 물은 키르키즈 사람들에게는 식수였다. 차가운 물로 얼굴을 씻으며, 송쿨과의 첫만남을 준비했다.



사랑해요. 한국



 여행을 하다보면, 현지인들과 쉽게 어울린다. 나는 현지인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빽빽한 스케줄로 얽혀 이동하는 것보다 현지인들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배낭여행을 선호한다.


 송쿨로 향하는 길에서 만난 현지인들은 간단한 간식을 먹고 있었다. 기사 아저씨가 먼저 그들에게 다가갔고, 우리도 조심스레 뒤를 따라갔다. 그들은 먼저 손을 건넸고, 자연스레 악수를 했다. 우리는 빵과 차를 얻어 먹으며, 송쿨에 대해 물었다. 그들은 엄지 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송쿨에 대해 칭찬했다.


 그들과 우리는 송쿨이라는 목적지는 같았지만, 송쿨이 매우 넓기 때문에 이곳에서 작별인사를 했다. 자랑스러운 태극기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독도엽서를 선물로 나눠주었다. 행복해하는 그들을 뒤로한 채, 우리는 다시 이동했다.



사진 찍기 좋네



우리는 얼마가지 않아 다시 차를 세웠다. 주변 풍경이 너무 좋아 사진을 찍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6월 중순을 넘긴 지금, 얼음이 보였다.




겁없이 얼음 주변으로 친구가 걸어갔다. 이상한 글씨들을 적더니, 만족해하며 내려왔다. 여자친구한테 보내는 메시지였을까? 나는 내용에 대해 묻진 않았다.


 우리는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 작동에 서툰 기사 아저씨를 붙잡고 설명하느라 진을 뺐지만, 나중에 당시의 느낌을 느끼기 위해선 사진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젠 송쿨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기사 아저씨와 우리는 파이팅을 외치며, 송쿨로 향했다.



첫인상이 참 좋네



 송쿨의 첫인상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높은 건물과 인간의 흔적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웠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송쿨이 드디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송쿨은 키르기스스탄에서 두 번째로 큰 산정호수이다. 해발 3,000미터에 위치한 송쿨은 길이 60키로미터, 폭 30키로미터를 자랑한다. 이식쿨이 키르기스스탄에서 가장 큰 호수이지만, 개발이 많이 되었고, 늘 사람들로 붐빈다. 하지만 송쿨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키르기스스탄 유목민의 전통 가옥인 유르트가 보이기 시작했다. 현지인들은 가축을 키움과 동시에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숙박업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기사 아저씨를 통해, 유르트 하나를 예약했다.



신기한 유르트



 우리가 머물기로 한 유르트 옆에는 영국에서 온 남성과 독일인 여성이 함께 책을 읽으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여유롭게 책을 읽는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우리들은 유르트 안에서 빵과 차로 간단하게 허기를 채웠다. 특히 잼의 종류가 다양했는데, 전체적으로 달콤하고 맛있었다.




 우리가 머물게 될 유르트 안을 살펴 보았다. 따뜻한 이불과 카펫까지 완벽했다. 떨지 않고 자겠다는 생각에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송쿨 주변을 둘러보다


 우리는 태극기를 들고, 자주 사진을 찍었다. 이번 독도프로젝트에서는 독도만큼이나 한국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정말 산과 말, 양떼, 그리고 호수와 유르트 밖에 없다. 쓸쓸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좋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숙소 주인 아주머니 가족은 우측에 위치한 집에서 살고 있었다. 유르트는 아니었지만, 꽤 견고하게 지어진 집이었다.



 저 멀리 건물 하나가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화장실이었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닌 화장실이 아닐까? 밤이 되면 무섭겠지만, 일단은 낮이니깐.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송쿨에서는 말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도 말을 타기로 했다.



우리가 타게 될 말들이다. 등치가 있는 우리들을 위해 꽤 튼실한 만들이 준비되었다. 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송쿨을 구경하기에는 말을 타고 도는 게 최고의 방법이었다.



 주인 아주머니 아들 인솔하에 우리는 말을 타고 앞으로 나아갔다. 출발할 때는 '춥', 세울 때는 '뚜르르르'를 외치라 했는데, 순서를 바꿔 말하는 바람에 꽤 애먹기도 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들이 펼쳐지면서 송쿨에 왔다는 게 실감났다. 점점 가까워지는 호수들 때문에 내 마음은 이미 설레고 있었다.






 글로 이 풍경들을 담아내기에는 힘이 들었다. 그래서 사진 몇 장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