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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무르갑, 

세계의 지붕에 사는 사람들.

(2013년 6월 30일 ~ 7월 1일)



해발 3,650 미터에 사는 사람들




  카라쿨 호수를 지나 무르갑에 도착한 건, 어제 저녁이었다. 키르기스스탄 오쉬에서 아침 7시에 출발했으니 13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무르갑은 해발 3,650 미터에 위치한 도시다. 동파미르 지역에 위치한 도시 중에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는 셈이다. 



  우리는 국경수비대 아저씨가 소개시켜 준 숙소로 향했다. 조식 포함 11달러.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다. 며칠 머물 거냐고 묻는 주인에게 컨디션을 보고 난 후, 다음날 말해주겠다 했다.


고산병과의 힘겨운 싸움.


  나는 어제 도착하자마자 고산병에 걸렸다. 카라쿨에서 머리가 아프더니 무르갑에 도착해서는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아프면 약 먹고 자는 게 최고의 방법이다. 나는 약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씻고 할 정신도 없이.



  무르갑의 아침은 잔잔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아침 컨디션은 비교적 좋았다. 일찍 일어나 ebs에서 방영한 파미르 다큐를 시청했다.

  좀처럼 친구들이 일어나지 않았다. 어디 아픈걸까? 친구들은 아침에 두통을 호소했다. 어제는 멀쩡했던 친구들이 이제서야 고산병에 걸린 것이다.


  원래 계획으로는 무르갑에서 하루 더 머물 생각이었다. 마을에 있는 학교를 돌아다니며 아이들과 놀아주고 직접 가지고 간 포토프린터기로 선물을 만들어 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친구들의 몸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여행에서는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였다. 나는 친구들의 의견을 존중해 오늘 오후 쯤 무르갑을 떠나기로 했다.



무르갑 풍경들.



  은행과 시장, 그리고 호로그로 향하는 차량을 구하기 위해 우리는 큰 거리로 이동했다.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도로에는 자연스레 사람들이 걸어다녔다.





  도시에선 고층 건물은 볼 수 없었다. 단순해 보이는 건물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그 단순함 때문인지 더욱 무르갑이 매력적이었다.



  몸이 아픈 친구들과 일본인 여행객은 힘없이 걸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다녔던 여행지와는 많이 다른 도시 풍경이 조금은 어색했다.



  파미르의 도시답게 파미르를 홍보하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친구들은 도로에 주저앉았다.

  걷기도 조금 버거운 친구들의 몸상태.

  한시라도 빨리 호로그로 가는 차량을 구해야 했다.





  우리는 소량의 금액을 은행에서 환전했다. 타지키스탄에 온 이상 키르기스스탄 화폐는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길을 걷다보니 게스트하우스를 알리는 간판에 눈에 띈다. 시장과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한 숙소였다. 우리가 대낮에 왔다면 아마도 이곳을 숙소로 삼지 않았을까.



무르갑 시장 구경.



  무르갑 시장으로 향하는 길.

  우리는 시장 옆에 위치한 공터가 작은 터미널(?)임을 알 수 있었다.

  그곳에서 몇 번의 흥정 끝에 호로그로 향하는 차량을 구했다. 오후 2시 쯤, 우리가 머물고 있는 숙소로 차량이 오기로 약속했다.


  오후 2시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남아 있었다. 무르갑의 시장이라도 구경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장으로 향했다. 



  무르갑 시장은 컨테이너 시장이라 불릴 정도로 컨테이너가 많았다. 사람들인 이곳에서 물건들을 사고 팔았다.


  목마름을 호소하는 친구가 콜라를 찾았다. 하지만 이곳에 파는 콜라는 대부분 타지키스탄에서 만든 콜라. 겨우 오리지널 콜라를 찾았지만 가격이 상당히 비쌌다. 눈물을 머금고 산 콜라. 미지근했지만 상당히 맛있었다.





  외국인인 우리들에게는 낯선 풍경들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정육점 건물이 유르트 모양을 하고 있었다. 무르갑은 타지키스탄 영토에 있으나 대부분의 주민이 키르기스스탄 사람이란걸 깜빡했다. 도시 곳곳에서 느낄 수 있는 키르기스스탄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았다.




  무르갑에서 가장 큰 시장을 둘러 본 우리들은 숙소로 향했다. 그곳에서 또 약간의 휴식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여행자들의 흔적.


  우리는 숙소에 돌아간 후, 추억을 만들기 위해 흔적을 남기기로 했다.




  한국인이 남긴 명함을 발견했다. 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여행 중인 것 같았다. 파미르 하이웨이를 자전거로? 정말 대단한 커플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분들은 한국에서 뭘해도 성공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맨 아래에 우리가 만든 독도엽서를 꽂아두었다. 아마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독도엽서를 볼 것이다. 시간이 지나 우리가 이곳을 또 찾는다면 독도엽서를 통해 지난 날을 떠올릴 것이다.



  조용하고 한적함이 마음에 들었던 무르갑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쉬웠다.






  나는 숙소 주인 할머니 가족들과 함께 태극기를 들고 많은 사진을 찍었다. 하루만에 떠나는 우리의 마음을 이들도 잘 아는 듯 했다. 그렇게 우리는 몇 개의 흔적을 남긴 채, 무르갑을 떠났다.


파미르 관문 도시 호로그.



  무르갑에서 호로그까지는 꽤 오랜 시간을 달려야 했다. 지금까지 차량으로 많은 이동을 해서인지 장시간 이동이 자연스러웠다.



  도로는 매우 험했다. 비포장에다가 좁았다. 이 길을 얼마만큼 갔을까. 드디어 호로그가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파미르 최대 관문 도시 호로그에 입성했다. 그곳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