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 동행

category 청춘이야기 2012. 1. 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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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봤습니다. 집에 텔레비전이 없어서라는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란 이유로. 주변을 너무 나몰라했습니다. 오늘은 이승기씨가 잔잔한 목소리로 내레이션을 해주었습니다.

  오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혼자 있으면, 우울병에 걸릴 것 같아서 편한 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맥주도 한잔했습니다. 우울함을 달랠 땐, 술이 최고죠. 억지로라도 웃어보려고 개그콘서트, 개그투나잇 등의 프로그램을 보며, 억지로라도 웃을라고 노력했습니다. 그래도 기분이 풀리지 않다는 건, 한 번 울고자 하는 제 기분의 문법입니다.

  새해들어 더욱 나태해진 모습에 한숨만 내쉬는 도중,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제가 울기에는 충분히 아름다운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예전 M방송국에의 느낌표가 생각났습니다. ‘책을 읽읍시다’ ‘눈을 떠봐요’ ‘길거리 특강등의 프로그램을 보며, 어린 마음에 자극을 받던 그 때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수년이 지난 지금, 이십대 중반이라는 추를 달고선 삶에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세상은 저보다 힘든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 동행. 사전의 풀이는 같이 길을 걸어감을 뜻합니다. 주변의 이웃들을 둘러보고 그들과 함께한다는 것. 그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였습니다.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되고, 동행을 거꾸로 하면 행동이 됩니다. 자살과 살자는 서로 상반되는 의미이지만, 동행과 행동은 함께한다는 비슷한 의미를 가진 단어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살보다는 동행이라는 단어가 더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가슴 속 갈증을 달래주었습니다. 언제 또 삭막한 세상에서 오아시스 같은 자극들을 만날지 모르겠지만, 만난다면 또 다시 울고 싶습니다. 남자는 세 번 운다고 하는데, 저는 수백 번 우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행복합니다. 눈물이 있기에 다시 웃을 수 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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