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취소] 새장 / 강정애
새장 / 강정애 나무 밑 떨어진 이파리들은 모두 누군가 한 번쯤 신었던 흔적이 있다 낡은 그늘과 구겨진 울음소리가 들어있는 이파리들 나무 한 그루를 데우기 위해 붉은 온도를 가졌던 모습이다 저녁의 노을이 모여드는 한 그루 단풍나무 새장 새들이 단풍나무에 가득 들어 있는 저녁 무렵 공중의 거처가 소란스럽다. 후렴은 땅에 버리는 불안한 노래가 빵빵하게 들어 있는 한 그루 새장이 걸려 있다 먼 곳을 날아와 제 무게를 버리는 새들 촘촘한 나뭇가지가 잡고 있는 직선의 평수 안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후드득, 떨어지는 새들의 발자국들 모든 소리를 다 비운 새들이 날아가는 열려 있으면서 또한 무성하게 닫혀 있는 새장 허공의 바람자물통이 달려 있는 저 집의 왁자한 방들 잎의 계절이 다 지고 먼 곳에서 도착한 바람이 그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