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그, 자리 / 김진수
그, 자리 / 김진수 우리 그날 마주보며 깊도록 껴안을 때정겨운 너의 손이 깍지 끼던 그 자리내 손은 닿지를 않아 그만큼이 늘 가렵다 찌르르, 앙가슴에 불현듯 전해오는무자맥질 신장소리에 사과 빛 물든 등 뒤네 손길 지나간 자리 바람이 와 기웃댄다 그 여름 지나느라 소낙비 지쳐 울고푸르던 내 생각도 발그레 단풍졌다아직도 남은 온기가 강추위를 견딘다 "나를 지탱해준 동아줄 같은 믿음" 먼 남녘바다 草島(초도)의 작은 풀씨에게 섬과 섬을 돌아 환청의 거리로 달려온 목소리, ‘축하합니다’ “뼈속까지 내려가 보라”던 나탈리 골드버그의 목소리가 뒤따라 들려왔습니다. 온 세상의 소리란 소리, 생각이란 생각들이 일순간에 멈춰 합성되는 듯한, 당선을 알리고 확인하는 몇 마디도 아득한 저쪽의 소리였습니다. 문득 나의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