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의자의 얼굴 / 고은희
의자의 얼굴 / 고은희 땡볕이 그늘을 끌고 모퉁이 돌아간 곳누군가 내다버린 꽃무늬 애기 의자에가난을 두르고 앉아졸고 있는 할아버지 무거운 세월 이고 허리 펴는 외로움이털어도 끈끈이처럼 온 몸에 달라붙어허기진 세상은 온통말줄임표로 갇혀 있다 살다 떠난 얼룩만이 가슴깊이 내려앉은폐기물 딱지조차 못 붙이는 그 몸피여!사는 건 먼지 수북한그리움 또견디는 것 오늘도 먼 길 돌아 헤살 떠는 한줄기 바람먼저 간 할머니 손길 덤으로 묻어온 듯그 옆에 폐타이어도슬그머니 이웃이 된다 "'나만의 속도' 지켜가는 삶 중요" 도서관, 낯설면서도 낯익은 방식으로 책들은 낙담 속에서도 웃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는 마음에 이르러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어느새 당선통보를 받는 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