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살구꽃 향기 / 유금옥
살구꽃 향기 / 유금옥 민지는 신체장애 3급입니다순희는 지적장애 2급입니다우리 반 다른 친구들은 모두 정상입니다 민지가 바지에 똥을 싸면순희가 얼른, 화장실로 데려가똥 덩어리를 치우고 닦아 줍니다 다른 친구들이 코를 막고교실에서 킥킥 웃을 때 순희가 민지를 업고가늘고 긴- 복도를 걸어올 때 유리창 밖 살구나무가얼른, 꽃향기를 뿌려줍니다 살구나무도 신체장애 1급입니다따뜻한 햇볕과 바람이 달려와꽃 피우는 걸 도와주었습니다 꿈으로 건너갈 종이배를 탄 느낌 대관령 중턱, 전교생 20명 남짓한 아담한 초등학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교문을 들어서면 100살 된 벚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나무 위에는 종달새 둥지가 있고 나무 밑에는 조그맣고 예쁜 도서관이 한 채 있습니다. 저는 그 도서관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