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블루 / 변영현
블루 / 변영현 파란 동그라미를 그려요당신은 호수인 줄 알고 뛰어들어요 팔랑팔랑 헤엄쳐요바다처럼 넓고 깊어요 파란 동그라미속의 당신이 파랗게 물들고나를 찾아봐, 하는 목소리에물이 뚝뚝 떨어져요안 보여요 안 보인다니까요여기 있어, 하는 목소리에숨이 헉헉 차오르네요 파란 동그라미 위에 파란색을 더해요내게는 다른 색이 없거든요조금 다른 파란색이면 당신을 찾을지도 몰라요몰랐어요 더 깊어질 뿐이라는 걸바닥을 찾지 못할 거예요하늘을 찾지 못할 거예요파란 지구별에서 나갈 수 없듯당신은 거기서 허우적거리겠죠 파란 동그라미 파란 동그라미블루칩 같기도 하고 버튼 같기도 해요속는 셈 치고 한번 눌러 볼까요?잭팟이 터질까요, 당신이 튀어 오를까요?하나, 둘, 셋!아, 물감이 덜 말랐네요파랗게 질린 손바닥 좀 보세요당신이 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