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경신춘문예 장편소설 당선작] 방학 / 최설
방학 / 최설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이 끝나던 날, 나는 학교에 가지 않고 아빠가 살고 있는 병원에 간다. 아빠가 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아빠와 같은 병, 폐결핵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것도 듣는 약이 하나도 없는 이른바 슈퍼결핵에. 3년 만에 다시 만난 아빠와 함께 지낸 지 보름쯤 되던 날, 새엄마가 찾아와 죽은 아빠를 데려가면서 나는 다시 혼자가 되고, 그런 내 앞에 하루는 상복을 차려입은 여자, 강희가 나타난다. 알고 보니 나처럼 이곳에서 부모 중 한 사람을 잃었고 또 나처럼 듣는 약이 하나도 없는 그녀가 어째서일까, 나는 자꾸만 궁금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언젠가 사랑에 빠진 사제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쓰고 있는 엄마에게 보내주기 위해 늦은 밤 병원 내 공소(公所)에 몰래 들어가 성체를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