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을 나누다 # 동전을 나누다 동전 가득 깔린 곳을 바라보면,나도 모르게주머니에 손을 넣게 된다. 손가락은자신의 길이보다긴 주머니를 헤매고 있다. 민둥한 주머니를멋쩍게 만지작거리며그곳을 지나친다. 편의점을 기웃거리다저렴한 음료수 하나사먹는다. 또 다시그곳을 지나친다. 괜한 여유를 부리며,짤그락. 나눔의 의미보단괜히 동전을 던지고 싶었다가진심일 것 같다. 청춘이야기 2015. 5. 4. 09:00
4월의 마지막 기도 # 4월의 마지막 기도 봄이 왔다고상처가 아무는 게 아니다. 상처는때로는 봄에도 다가와설레는 마음을 괴롭게 만든다. 자연은설렘을 주기도 하지만,때로는 견디기 힘든상처와 절망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은 저항할수록자연 앞에서 나약함을 느끼게 된다. 평범한 일상에서갑작스런 재앙으로 인해힘들어할 네팔 사람들을 위해4월, 마지막 기도를 해야겠다. 나마스떼,웃으며 인사하던그들의 밝은 모습이 그립다. 청춘이야기 2015. 4. 27. 11:00
설산의 입김 # 설산의 입김 날씨가 화창한 날이면저 멀리 설산의 입김이 보인다. 손을 뻗으면닿을 듯 말 듯풍경은 또 다른 환상을 낳는다. 땅이 흔들린다.뿌연 하늘이 더욱 뿌옇듯시야는 흐려진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도설산을 동경하던 사람들도피하지 못했던 재난. 설산의 입김마저감싸지 못한하늘 아래 세상은슬픔의 건반을 누른다. 청춘이야기 2015. 4. 26. 15:00
불빛은 웅성거린다. # 불빛은 웅성거린다. 웅성거리는 불빛을 볼 때마다괜히 설렌다. 가까이다가가소리라도 들으려하면불빛들의 웅성거림은 멎는다. 다시 거리를 벌린다. 불빛들은 다시 웅성거린다. 거리를 벌릴수록더욱 웅성거림이 보인다. 바라보다 설렘이 멎는다.불빛의 웅성거림도조금씩 멎기 시작한다. 청춘이야기 2015. 4. 25. 07:00
일상이야 # 일상이야 길을 걷다보면자연스레 그림자의 동행을묵인하는 경우가 많다. 그림자는 빛을 사랑한다. 사람의 하루가빛의 존재 여부로시작하고 마무리한다. 하늘을 올려다본다.땅을 내려다본다. 하늘 높게떠다니는 것들의그림자는 내게 비추기도 한다. 따스한 햇살을마주하며 걷는다. 바람이 살짝 불어속살을 간지럽혀도이게 일상이다. 청춘이야기 2015. 4. 22. 11:00
하늘이야기 # 하늘이야기 하늘에서생각하는 모든 것들은이야기가 된다. 창밖으로 보이는풍경들을 눈으로 담는다. 비행기 안에서의풍경들을 눈으로 담는다. 눈으로 담는 것은모두 이야기가 된다. 구름을 스친다.창밖은 흰색으로 칠한 듯고요하다. 고요함을담을 수 있으면 좋겠다. 땅이 보이고,불빛들이 보이면,나는 또 다시그곳을 그리워할 것 같다. 청춘이야기 2015. 4. 21. 16:00
비치다 # 비치다 사람들은매일 거울에 비친자신의 모습을 확인한다. 눈곱을 떼고수염을 다듬으며아침을 맞이한다. 거울을 마주하면부끄럽지 않지만, 사람들을 마주하면부끄러워진다. 면접관의 말 한마디에얼굴이 붉어지고 사람들 앞에 서서발표를 할 때면얼굴이 붉어진다. 붉어지는 것은나를 알아가는 것이다.그래서나는 오늘의 붉음도사랑하고 싶다. 청춘이야기 2015. 4. 20. 13:00
비의 방향 # 비의 방향 비는 위에서 아래로 내린다. 아래로 내리는 것들은대부분 슬프다. 그래서 차마 밑을 기웃거리다조금씩 떨어지는 비를 볼 때마다슬픈 감정이 느껴진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땅에 고여 작은 웅덩이를 만든다. 그리고 웅덩이 위에는자기의 흔적을 알아달라는 듯원형을 남긴다. 비도 가끔은하늘을 사랑하고 싶을 것 같다. 나의 시선은 어느새비를 따라 하늘에 가있다. 청춘이야기 2015. 4. 19. 15:00
친구의 결혼식 # 친구의 결혼식 흥부는 새의 다리를 고쳐주고복을 받았고,나는 친구의 술주정을 받아주고청첩장을 받았다. 시간과 장소,그리고 간단한 초대의 글.순백의 종이엔 그것이 다였다. 접힌 청첩장을폈다 다시 접으며추억을 떠올렸다. 초침과 분침,그리고 시침이자석의 같은 극이 마주친 것처럼매우 빠르게 흘렀음을 느꼈다. 다시 청첩장을 펼쳤다.흰 종이엔 숫자들만 보였다. 숫자들의 도발을 바라보며,달력을 넘긴다. 청춘이야기 2015. 4. 18. 11:00
달빛이 비추던 밤 # 달빛이 비추던 밤 매일같이사람들로 북적이는 밤이다. 술을 노래하는 시간은시침의 꼬리를 물었고 애써 세운층층의 공기의 공간은 무너졌다. 나는 송쿨에서의 밤을떠올린다. 야경을 찍겠다고정신없이 카메라와 싸움하다가친구가 지쳐 먼저 잠자리에 들었다. 달빛은셀수록 묘한 매력을 뿜어냈다. 잔잔한 호수를달빛이 쪼아대면달빛은 더욱 아늑한 빛을 뿜어냈다. 나는 그날 밤을또 떠올리고 있다. 청춘이야기 2015. 4. 17.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