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부산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401호 윤정이네 - 현찬양
401호 윤정이네 / 현찬양 등장 인물 커트여자(28) 단발여자(32) 웨이브여자(24) 윤정(28) "맨날 보는 얼굴이 어떻게 생각 안 날 수가 있냐?" "엄마는 너무 오래된 가구라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빈소. 향냄새가 자욱하다. 상주는 보이지 않고 테이블 두 개가 있을 뿐이다. 여자 둘, 단발여자와 커트여자가 테이블을 하나씩 꿰차고 멍하니 앉아 있다. 처음 보는 사이인 듯 서로 말이 없다. 커트여자는 물 뚜껑을 엄지 손가락으로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딱, 딱 소리가 거슬리지만 누구 하나 제지하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여자들과는 다른, 구석의 공간에 한 여자가 앉아 있다. 윤정이다. 윤정이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여자들의 대화를 엿듣고 반응하고 웃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