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무등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7구역 / 김인희
7구역 / 김인희 여기에요, 189-3. 행운의 쪽지가 왔네요. 팀장이 지도를 펼친다. 7구역을 복사한 세부도이다. 샛길 따라 크고 작은 도형들이 사방에 흩뿌려져 있다. 그중 한 다각형에 팀장이 형광펜으로 색칠을 한다. 어젯밤 홈페이지에 올라온 신규 문의에요. 성인 남자, 최 민식님. 담당 선생님 상담을 받고 싶다고 하네요. 오늘 꼭 만나보는 게 좋겠어요. 인영은 성인 회원은 달갑지 않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마감날이다. 어찌 보면 오늘의 신규 문의는 팀장 말대로 행운의 쪽지임에는 틀림없다.팀장의 등 너머로 키높이가 들쭉날쭉한 막대 그래프가 보인다. 인영의 이름에는 막대가 없다. 창가로 다가가 7구역 쪽을 내려다본다. 시내에서 버스로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 그곳은 몸살을 앓고 있다. 칙칙한 회색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