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경향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모글리 신드롬 - 박성준
모글리 신드롬 - ‘가능성’이라 불리는 아이들 / 박성준 1. 모글리 신드롬 “돌이 지난 딸아이가/ 요즘 열심히 말놀이 중이다./ 나는 귀에 달린 많은 손가락으로/ 그 연한 말을 만져본다./ (중략) 발음이 너무 설익어 잘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억양의 음악이 어찌나 탄력있고 흥겨운지 듣고 또 들으며/ 말이 생기기 전부터 있었음직한 비밀스러운 문법을/ 새로이 익힌다.” - 김기택, ‘말랑말랑한 말들을’ 부분, , 1999 늑대소년 모글리가 배우고 싶었던 인간의 언어란 인간의 말, 그 자체였지 인간들의 기호표현이나 사유체계가 아니었을 것이다. 모글리는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서 ‘늑대’+‘소년’에서 ‘늑대’를 버려야 했다. 그러나 ‘소년 모글리’를 택하는 일이란, 길러준 ‘젖’을 먼저 버려야만 한다. 자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