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마당 깊은 집 / 강대선
마당 깊은 집 / 강대선 바랭이 강아지풀 숨죽이는 저물녘에장독대 틈 사이로 구렁이 지나간다고요는 툇마루에서 먼지로 층을 쌓는다우체통은 주인 없는 고지서를 받아놓고별들은 감나무 가지에 오종종 앉아 있다처마는 구부러지고 기와 물결 끊어진다바람이 들락거리는 양주댁 방안으로손주들 웃는 모습 흙벽에 즐비한데흩어진 근황을 묻는 달빛만 수심 깊다 "당선이란 물에 떴으니 항해를 시작해야 시조의 바다를 향해 노를 저어 갈 것" 당선 소식을 받고 어린 시절 나주에서 바라본 노을을 떠올렸습니다. 저에게 시조는 노을처럼 붉기도 하고 그런데 붉음만은 아니어서 어두운 낯빛을 띠기도 하고, 때론 서운케 돌아눕기도 했으나 언제나 제 곁에 머물고 있는 고향이었습니다. 먼저 연로하신 부모님께 당선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