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황금살구 - 조규영
황금살구 / 조규영 나는 태식이를 노려보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태식이가 가소롭다는 듯 씨익 웃었다. “싸우겠다는 거냐?”태식이가 손가락을 꺾어 뚜둑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태식이 주먹이 날아왔다. 휙, 휙, 나는 피하기 바빴다. 또다시 주먹이 허공을 가르는가 싶더니 내 배에 꽂혔다.“퍽!”배를 한 대 맞았을 뿐인데 머리에서 찡찡찡 비상벨이 울리며 호흡이 가빠졌다. 원래 계획대로 됐다면 나는 태식이를 쓰러트리고 이렇게 소리 질러야 한다.`너 대신 닭장 청소 못 해. 더 이상 괴롭히면 나도 가만히 안 있어!'하지만 내 입에선 다른 말이 나왔다.“항복, 항복. 너 대신 닭장 청소 내가 할게.”나는 한 대라도 덜 맞는 게 중요했다.“박동구, 아니지. 오늘부터 넌 닭똥구야. 한 달 동안 수고해라.”나처럼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