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경상일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두더지 떼 / 이예본
두더지 떼 / 이예본 ◆ 등장인물 지하의 인물 = 선현, 세환 / 지상의 인물 = 희신, 해수 무대 상수를 지상의 공간으로, 하수를 지하의 공간으로 설정한다. 세환과 선현을 원형 조명이 둘러싸고, 인물들은 조명 내에서만 움직인다. 삽질을 할수록 원형이 커진다. 땅 파는 소리가 들린다. 세환: (가쁜 숨소리와 함께) 잘 돼가? 선현, 헤드셋을 낀 탓에 세환의 말을 듣지 못한다. 세환: (이전보다 조금 더 크고 또렷한 목소리로) 잘 되어 가냐고. 선현, 여전히 세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세환: (선현의 어깨를 치며) 얼마나 걸릴 것 같아? 선현: (헤드셋 한쪽을 내린다) 글쎄. 세환: 내려올수록 속도가 안 나는 기분이야. 선현: 사방이 돌이잖아. 온갖 크기의 돌들. 세환: 삼일이나 지났어. 선현: 늦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