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은유와 고조 / 전지호
은유와 고조 / 전지호 포메 0325, 포메라니안 주인은 럭셔리하게 생겨서 셔리라 지었다고 했다겨우내 얼었다 녹았다 되풀이되는 진흙탕 흙이 신발에 찐득찐득 들러붙었다검은색과 은빛 여우털들이 오토바이에 실린 채 무더기져 쌓여있었다 포메 0325. 보호소에 새로 들어온 포메라니안 이름이다. 0325를 주인은 다섯 살 된 셔리라고 했다. 럭셔리하게 생겨서 셔리라 줄여지었다고 말했다. 은유는 셔리보다 주인이 더 럭셔리하다고 생각했다.셔리는 은유를 향해 자지러들 듯 짖어댔다. 셔리, 그만해, 쉿 조용, 하고 말하는 주인의 목소리는 셔리보다 앙칼졌다. 셔리는 두려움의 눈빛으로 은유를 노려봤다. 우리 셔리는 방안에서만 자랐어요. 밖에 나가 본 적이 거의 없어요. 안 데리고 나가서였는지 나중에는 아예 밖에 나갈 생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