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문화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고양이 버스 - 문미순
고양이 버스 / 문미순 하쿠나 마타타! 하쿠나 마타타! 세아는 또 ‘잠보’라는 인사말 대신 하쿠나 마타타라고 한다. 선생님만 보면 왜 자꾸 하쿠나 마타타라고 하고 싶죠? 하쿠나 마타타는 ‘문제없다’라는 뜻의 스와힐리어다. 세아는 들어서자마자 시원한 마실 거리부터 찾는다. 도통 고민할 일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아이다. 수업은 이미 시작되었다. 나는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질문을 던져댄다. 움리 가니? 미미 닐리카와 쿠미 나 타노. 세아는 숨찬 얼굴로 열다섯 살이라고 대답한다. 제니 음냐마 와코 파보리테? 미미 카마 파루. 세아가 좋아하는 동물은 의외로 코뿔소다. 꿈도 킬리만자로에서 상처 난 동물들을 치료하는 것이란다. 세아는 원피스 한쪽이 흘러내린 줄도 모른 채 문제를 푼다. 나는 세아의 어깨끈을 올려주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