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강원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광개토여왕 / 이지요
광개토여왕 / 이지요 “엄마 돈 벌어 올게.” “가방에 그건 다 뭐야. 제발 적당히 좀 해 이유안!” 엄마가 태권도 가방 속에 삐져나온 고무 딱지들을 째려봤다. 태권도 가방에 차곡차곡 자리를 잡은 나의 고무 딱지들. 엄마에겐 잔소리의 대상이고 나에겐 성공의 상징이다. 나는 놀이터에 나갈 때마다 적게는 다섯 개, 많게는 스무 개도 넘는 딱지를 따온다. 고무 딱지가 하나에 천 원이니 매일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벌어 오는 셈이다. 그런데도 돌아오는 건 잔소리 폭탄이니 정말 이보다 더 억울할 수는 없다. “광개토여왕 납쇼. 길을 열어라~.” 며칠 전 우리 아파트에 이어 옆 아파트도 정복했다. 나는 딱지 세계의 광개토여왕이 되었다. 딱지가 든 가방을 둘러메고 놀이터로 달려갔다. 아이들이 모여 있는 곳에 태권도 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