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불교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박성민 / 광 배(光背)
광 배(光背) (광배: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 머리나 등 뒤에 광명을 표현한 원광.) 김종옥 오늘도 재봉틀 소리는 쉼 없이 울려 퍼진다. 소리와 함께 생기는 진동은 내 머리를 지나 다락을 흔들어간다. 나 역시 삐걱대는 이 나무 소리에 공명하듯 재봉틀을 돌린다. 나는 지금 점퍼의 팔을 붙이고 있다. 정확히는 백 여덟 번째의 팔. 그렇게 한쪽에만 팔이 붙은 이상한 옷을 바구니 안으로 밀어 넣는다. 나는 재단 일을 한다. 재단사, 그 이름을 얻기 위하여 얼마나 오랜 시간을 지내왔던가. 내가 이 평화시장에 들어온 지도 어느덧 오년이 지났다. 그동안 박음질 솜씨는 물론 키도 몰라보게 늘어 높아만 보이던 다락은 이제 허리를 구부려야만 아래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드르륵, 드르르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