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괴물 아이 / 전소현
괴물 아이 / 전소현 나는 괴물이다. 괴물이 되어버린 건 열두 살 무렵이었다. 밤마다 왼쪽 가슴 언저리가 웃음이 날 정도로 간지러웠다. 어느 날부터, 왼쪽 가슴엔 초록색 털이 자랐다. 그리고 그 털은 점점 자랐고, 학교 운동장에 있는 잔디와 같아졌다. 엄지손가락 마디의 길이였는데, 가위로 잘라도 잘라도 계속 자라났다. 엄마는 나를 데리고 피부과부터 시작해 온갖 병원을 다 데리고 다녔다.“선생님, 우리 아이가 이상해요.”“알 수 없지만, 건강엔 이상이 없습니다.”한숨만 푹푹 내쉬는 엄마와 달리 열두 살의 나는 기뻤다. 만화에서 보던 영웅이 변신했을 때의 모습처럼 나도 변신을 하는 것 같았다. 이 영웅의 증표를 친구들에게 가서 보여줄 생각에 신이나 설레하던 전날 밤을 기억한다. 다음 날 입고 있던 티셔츠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