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무지개를 수놓다 - 김정수
무지개를 수놓다 / 김정수 사다리 걸쳐놓듯 계단 쌓은 다랭이논 시금치 초록 한 뼘 유채꽃도 덧대놓고 종다리 박음질 소리 자투리 천 깁고 있다 시침질 선을 따라 꽃바늘로 감친 삶을 한 땀 한 땀 길을 내며 구릉 위에 서고 보면 지난날 눈물겨움도 무지개로 떠있다 개다리 밥상위에 옹기종기 놓인 그릇 아이들 크는 소리 가만가만 듣고 싶어 스르르 색동 한자락 꽃무늬로 앉는다 [당선소감] 늦은 나이에 틔운 글싹, 정성 다해 키워가겠다 새 세상을 열어 놓은 듯 울산에도 첫눈이 왔다. 순백의 도화지 위에 요란스레 쏟아낸 아침 물까치 떼의 울음은 간밤에 꾼 꿈을 미리 해몽이라도 한 것일까? 거짓말처럼 걸려온 당선통보 전화. 머릿속에 저장된 모든 파일이 하얗게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은 나를 두고 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