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광남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미노타우로스 사냥꾼 - 권행백
미노타우로스 사냥꾼 / 권행백 그가 안 보이는 게 오히려 이상했다. 박은 소들을 겨누던 가늠자에서 눈을 떼고 어깨를 돌렸다. "형님, 강씨 못 보셨수?" 이장이 시큰둥하게 고개를 저었다. 대단한 구경거리라도 되는 양, 소 돼지가 죽어나가는 농장마다 찾아다니며 지켜보던 강이었다. 오늘이 이장네 마무리 작업 날인데…. 작년 여름 마을에 들어온 강은 어수선한 첫겨울을 보내고 있다. 살처분이 몰고 온 분위기 탓이다. 박은 이장과 담장 하나 사이로 이웃이었고, 강 또한 박의 집 바로 옆에 거처를 잡았다. 이천읍내에 산다는 그의 딸이 혼자 된 아버지를 가까이서 돌봐드릴 요량으로 구한 집이었다. 거기는 노부부가 아들을 따라 서울로 합치는 바람에 비어있었는데, 때마침 찾아온 강의 딸이 헐값에 세를 얻었다. 외풍이 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