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길고양이 삽화 / 배종도
길고양이 삽화 / 배종도 서울역 앞 도로변에 고양이를 그렸습니다. 여기저기 깊은 상처 곤두세울 털도 없이 더께 껴 비루먹은 몸 박제되어 갑니다. 블랙홀 소용돌이 에돌아서 피했지만 오가는 자동차들 곡예 하듯 스쳐 가는 아찔한 순간, 순간은 숨이 턱턱 멈춥니다. 지상의 끝 간 데쯤 눈을 감고 웅크릴 때 심장에서 새는 피가 잔등 위에 그린 장미 그 꽃잎 바로 뒤편에 이정표가 있습니다. 경적의 여운들이 동동걸음 치는 곳에 왔다 가는 전조등이 어둠 몇 술 들어내고 눈을 뜬 개밥바라기 밝은 손을 내밉니다. 어머니, 이제 정말 효도한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문학에 대한 꿈을 갖고 그저 혼자 끼적여 본 글이 몇백 편. 재주가 둔재라 감히 남 앞에 내놓고 보일 만한 글이 못 되었습니다. 색다른 상황을 목격할 때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