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산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길 잃은 현존재들의 시간 / 최범석
길 잃은 현존재들의 시간 - 찰리 카우프만‘이제 그만 끝낼까 해’ / 최범석 Ⅰ. 방향 상실의 로드 무비 영화의 원제는 ‘i’m thinking of ending things’다. ‘이제 그것들을 끝낼 생각이다’이거나 ‘나는 끝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이다. 주인공 루시는 만난 지 6, 7주 된 남자친구 제이크의 가족을 만나러 자동차 여행을 떠난다. 루시는 처음부터 끝나는 것, 끝낼 것들에 대해 생각하고 끝까지 그 생각을 따라간다. 영화는 고전 영화의 1.33:1의 좁은 화면비를 활용하면서 루시와 제이크의 대화와 둘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가 시작한 후 30분 동안 자동차 안에서 루시와 제이크의 대화를 보여주고 다음 30분간은 제이크 부모와의 이상한 사건을 보여준다. 남은 1시간은 집으로 돌아가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