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전남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피쉬테라피 / 김경락
피쉬테라피 / 김경락 내 몸은 부유하는 섬이 되어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른다. 해가 완전히 뜨지 않은 실내 풀엔 아직 어둠이 서려 있다. 희미한 빛 아래 참방이는 물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온다. 아쿠아블루 빛 페인트가 칠해진 사각의 풀 가운데 머리를 담근 채 떠 있는 내 몸은 태평양 가운데서 발견된 막 부패가 시작된 선원의 주검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표류기의 주인공은 대부분 살아남는데 죽은 그는 참 운이 없는 남자다. 하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표류기도 쓸 수 있을 테니 표류기 또한 승자의 기록인지도 모른다. 그간 읽은 타인의 표류기를 머릿속에 떠올려본다. 로빈슨 크루소,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15소년 표류기, 그리고 파리 대왕, 파리 대왕이란 제목을 기억해 낼 때쯤 뭔가가 몸을 훑는 낌새를 느꼈다. 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