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경제신춘문예 소설부문 대상] 초파리들 / 김봉기
초파리들 / 김봉기 이른 아침, 좁은 원룸 안에 비린내가 난다. 나는 식탁 쪽으로 다가가서 텐트 같은 투명 망사 밥상보를 들어 올린다. 국수에 깨알처럼 붙어 있던 초파리 너댓 마리가 화들짝 튀어 오른다. 여전히 식탁 위를 맴돈다. 어젯밤 골뱅이 소면 무침에 쓰고 남은 국수가 아직도 물기를 머금고 하얗게 말라가고 있다.나는 문득 베란다의 음식물 쓰레기를 떠올린다. ‘까만 비닐에 담겼던 그 음식물 쓰레기의 부재가 그들의 본능적인 움직임을 이끌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옆에 놓인 골뱅이 캔 속을 들여다본다. 국물 한가운데 까만 점 하나가 둥둥 떠 있다. 초파리 한 마리가 고개를 처박고 있다. 좀 전에 도망간 놈들은 동료가 익사체로 잠겨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하얀 국수의 단물을 빨고 있었던 것 같다.수저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