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김석이 / 비브라토
비브라토 김석이 호수 위에 떠 있는 백조의 발밑으로 수없이 저어대는 물갈퀴의 움직임 점선이 모여서 긋는 밑줄이 떠받치는 힘 차선 위를 달리는 자동차의 바퀴들 꿈틀거리는 지면을 가속으로 쫙쫙 펴는 평평한 길 아래 있는 주름들의 안간힘 나뭇잎을 흔드는 바람의 손가락들 소리의 맹점 찾아 이리저리 누를 때 닫혔던 물꼬를 틀며 길을 여는 강물소리 부딪쳐야 파문으로 밀려오는 그림자 짓눌려야 짓물러야 풀어지는 소리 가닥 발끝에 온힘을 모아 중심을 잡고 있다 신춘! 봄이 한걸음씩 다가오네요 지나온 날들이 발 밑에 엎드려 길이 되네요. 낙엽처럼 떨어져 나간 하루하루가 추운 등을 감싸줍니다. 낙엽은 떨어진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었네요. 겨울의 밑둥치에서 자라고 있는 초록의 꿈을 바람이 흔들어 깨웁니다. 신춘! 봄은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