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윤장대 / 김성신
윤장대 / 김성신 삼월 삼짓날은 윤장대를 돌리는 날 풍경소리 곱발 세우고 산자락은 그늘을 등지고 좌정한다 108배 올리던 법당에서 굽은 허리와 무릎 뼈 석탑처럼 일으켜 세우고 윤장대 돌리는 어머니의 마음에는 묵은 발원이 한 각씩 깊어진다 상현달 달무리 지는 밤 아이의 울음소리 희미하게 살아나고 안간힘을 토해내던 흑백의 한 생 몸속 경(經)이 된 통증을 한 올 한 올 부풀리니 저만큼 솔바람에 가슴 쓸리기도 해 앞뒤 없는 회한과 갈망은 두 손 맞잡고 배웅하듯 한 곳을 바라보니 이마 위로 맺힌 땀방울 눈물의 동의인양 하염없이 흐른다 더 두툼해질 법문의 책장에 줄 맞추어 반듯하게 들어가 있을 어머니의 비워낸 몸을 나는 가만히 부축하여본다. 쉰 넘은 나이 ‘우공이산’ 도전 평생 시 쓸 용기와 자신감 얻어 아주 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