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엄마의 마음 - 김정수
엄마의 마음 / 김정수 지각할까 허둥지둥 나가는데 현관 앞에서 불러 세우는 우리 엄마 퉁퉁거리는 나를 붙잡고 한참을 놓아주지 않아요. 외투를 매만지며 툭툭 목도리를 다시 여며주며 툭툭 장갑 낀 손도 쓸어보며 툭툭 바지 단 밑 신발 끈까지 잡아보며 툭툭 잠시 뒤로 한 걸음 물러나 빠르게 내 몸을 쭈-욱 살피더니 마지막으로 내 엉덩이를 툭툭 그제야 출발신호 받은 말처럼 풀려났어요. 학교로 달려가는 내내 쌩쌩 바람이 외투와 목도리를 벗기려 괴롭혀도 난 조금도 춥지 않았어요. 그제야 알았어요. 툭툭, 엄마 손길이 닿은 곳마다 엄마는 오래도록 식지 않는 손난로를 붙여놓았다는 걸요. [당선소감] "아동문학이란 줄넘기, 망설임 없이 넘을거예요" 어릴 적 줄넘기 놀이가 생각납니다. 두툼한 줄이 땅을 거칠게 때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