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광남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길찾기 / 김진환
길찾기 / 김진환 차창 너머 낯선 가게들잠시 눈 감은 사이에내릴 정류장을 지나쳤나인터넷 지도로 확인한다버스의 노선과 파란 점의 위치를 나는 길 잃지 않았다인터넷 지도에 따르면이 길은 내가 아는 길매일같이 지나는 왕복4차로 거기서 나는 흰색과 붉은색 보도블록의 배열을 배웠고넘어져 뒹굴며 무릎으로 손바닥으로 아스팔트를 읽었는데 보도블록의 배열이 다르다아스팔트의 굴곡이 다르다 인터넷 지도를 확인한다버스가 정거장 몇 개를 지나는 사이파란 점은 아직도 아까 그 길에 있다 멀리 손 뻗어 손바닥의 살점 패인 자리를 보면핏기와 죽은 피부의 흰빛이 구분되지 않는데 하차 벨 소리가 울린다흰 버튼 위로 붉은 등이 들어와 있다뒷좌석 사람이 내 뻗은 팔을 보고대신 눌러 주었다며 손짓한다 버스에서 내려 아스팔트를 만져본다인터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