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나도 심심해 / 조숙경
나도 심심해 / 조숙경 “동생 잘 데리고 놀아라. 이슬이는 오빠들 손 꼭 붙잡고 댕기고. 알았재?”큰오빠와 작은오빠 손을 양쪽에 꼭 잡고 집을 나서는 이슬이의 등 뒤로 할머니가 말했어요.꺾어지는 골목에서 이슬이 몰래 오빠들끼리 알 수 없는 눈짓을 교환했어요. 오빠들은 이슬이의 양손을 동시에 확 놓아버렸죠. 그리고 이슬이가 ‘오빠’ 하고 부를 새도 없이 골목 끝으로 달음박질친 거예요.“오빠!”이슬이가 간절하게 소리쳤어요. 저만치 멀어진 큰오빠가 뒤를 돌아보며 말했어요.“이슬아. 집에 가 있어. 오빠들 공 차고 금방 갈게. 온 대로 그대로 돌아가면 돼. 알았지.”옆에 있던 작은오빠는 ‘메롱’ 하고 혀를 내밀었고요. 그때서야 상황 파악이 된 이슬이도 따라 뛰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오빠들은 이미 골목 끝에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