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가작] 니들이 사춘기를 알아 / 김은아
니들이 사춘기를 알아 / 김은아 아침에 하는 샤워는 언제나 상쾌하다.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고 있으면 밤새 꿉꿉했던 냄새와 졸음까지 달아난다. 뿌옇게 내려앉은 습기를 닦아내니 거울 속의 내가 보였다. 젖은 머리를 흔들어 물기를 털어내고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러다 눈썹에 힘을 주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봤다. 화장실 조명 아래 물에 젖은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콧대가 조금만 더 높았어도 좋았을 텐데. 코끝을 살짝 들어 올리며 아빠를 원망했다.그때, 누나가 화장실 문을 두드렸다. 사실 두드린다기보다 발로 걷어찼다는 게 맞을 거다.“야! 노도민! 빨리 안 나와!”안방 화장실로 가면 될 텐데 누나는 왜 이 난리인지 모르겠다.누나는 중2다. 남들은 중2라서 그런 줄 알겠지만 몇 년 전부터 쭉 저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