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신다 / 남궁지혜
신다 / 남궁지혜 그러니까, 그게 꼭 네 손처럼 보인다는 건 아닌데 사람 손같이 보이긴 해. 엄청 빠르게 앞다리살을 조지니까 그런 생각도 잠시지만, 난 정말 놀라. 듣고 있어, 신다? 네 손 같다는 말은 아니야. 발이라면 모를까. 넌 좀 통통한 편에다가 발톱도 이상하게 나잖아. 조금만 오므리면 고리에 걸려 처진 앞다리처럼 보여. 그렇다고 네가 족발 같다는 건 아니고. 신다? 등을 보인 채 누워있던 신다가 대답 대신 모로 누웠다. 나는 신다의 축축한 팔뚝에 입을 맞춘 채로 가만히 창밖의 공장 기둥들을 쳐다봤다. 신다, 내가 너 때문에 일한다는 건 알고 있어? 신다는 또 대답이 없었다. 오늘부터 열대야라는 것을 뉴스로 본 뒤로 좀처럼 기분이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너는 모르잖아. 낮에 얼마나 더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