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광주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내 동생 삐딱이 - 이현주
내 동생 삐딱이 / 이현주 함박눈이 내렸다. 호 하고 부는 여린 입김에도 사르르 녹아내리는 고운 눈이 하루 종일 펑펑 내렸다. 하늘이 쏟아져 내린 것 같은 눈 때문에 학교가 끝날 시간쯤엔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에 신이 난 나는, 집에 가는 친구들을 붙잡아 눈싸움을 했다. 장갑도 끼지 않은 손은 금세 새빨갛게 얼어버렸지만 마냥 즐겁기만 했다. 시린 볼이 얼얼해져 올 때쯤에야 눈싸움은 끝이 났다. 신나는 눈싸움 덕분에 내 옷은 온통 젖어 금방이라도 꽁꽁 얼어버릴 것 같았다. 큰일이었다. 엄마가 보시면 또 혼이 날 테니 말이다. 난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집근처 놀이터까지 왔을 때였다. 매일 지나가던 놀이터는 꼭 커다란 생크림 케이크처럼 변해 있었다. 게다가 아무도 지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