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내 다래끼 / 성주희
내 다래끼 / 성주희 “엄마, 우리 이사 가요?” 일요일 아침부터 엄마는 커다란 종이 상자에 물건을 꾹꾹 눌러 담으며 부산을 떨었다. “할머니가 꼭 고향에 계시겠다고 하니 별수 있니? 우리가 가야지. 다음 주 화요일이 이사 날이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난데없는 이사 통보에 머리가 멍했다. 다음 주에 친구들하고 우현 콘서트 보러 가기로 했는데 내 스케줄은 완전히 꼬였다. 아니, 꼬이다 못해 완전히 망했다. “엄마, 나도 이제 5학년이라고. 이사를 가면 간다고 미리 이야기 좀 해줘야 할 거 아녜요. 내 의견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급하게 결정된 거라 어쩔 수 없었어. 가만히 서 있지 말고 어서 너도 네 짐이나 싸.” 지난주부터 엄마 아빠가 전셋값이 어쩌고저쩌고하는 걸 듣기는 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