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너라도 그럴 거야 / 박명희
너라도 그럴 거야 / 박명희 “승표야, 벼, 병아리가 나왔어.” 은빈이의 들뜬 목소리가 들렸다. 꺅! 승표는 너무 좋아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승표는 머리를 맞댄 아이들 틈을 비집고 들어갔다. 부화기 안에서 병아리가 아장거리고 있었다. “뺙뺙뺙뺙” 반달눈을 깜빡이며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승표야, 이제 네가 병아리 엄마니까 잘 보살펴야 한다.” 승표는 병아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털이 어찌나 보드라운지 입안에든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릴 것 같았다. “삐약아, 안녕?” 알을 깨고 나오는 장면은 놓쳤지만 그건 아무렇지도 않았다. 부화에 성공했으니까 말이다. 눈물이 핑그르르 돌았다. 그동안 유정란 살 돈을 모으느라 좋아하는 핫도그를 보고도 침만 꼴깍 삼켰다. 돈이 모자라서 엄마 몰래 돼지저금통에서 천원을 꺼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