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지만 / 김란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지만 / 김란 오늘 나는 종일 혼자였다. 그러나 영지와 보라는 둘이었다. 두 사람이라서 둘인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숫자를 말하는 게 아니다. 영지와 보라가 같이 있어서 하나가 아닌 것이다. 이런 쓸쓸함이 내 마음을 휘감은 것은 어제 오후부터였다. “엄마, 정말? 내 웹툰이 뽑혔다고 연락 왔어? 와, 신난다! 빨리 갈게!” 수업을 마치고 학교 문을 나설 때,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그동안 나는 초등부 웹툰 공모전에 몇 번이나 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뽑힌 것이다. “미소야, 축하해!” 영지와 보라가 활짝 웃으며 손뼉을 쳤다. “너무 부럽다! 미소야, 나도 열심히 하면 너처럼 상 받을 수 있을까?” “영지야, 나처럼 타고난 실력이 없으면 상 받기 힘들걸. 농담이야, 농담!” 우쭐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