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대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디타의 토요일 - 임아라
디타의 토요일 / 임아라 토요일을 기다렸다. 토요일에 토요일을 만나네. 나는 흥얼거렸다. 노래 가사 같아서 자꾸 흥얼거렸다. 나는 토요일이라는 단순한 닉네임을 비웃었다. 닉네임은 또 다른 이름이니까 매력적으로 지어야 했다. 나는 동경하는 스트립 댄서의 이름에서 두 글자를 골라 닉네임을 지었다. 디타. 부르기도 좋았다. 나는 자그마한 매표소 구멍에 동전을 들이밀었다. 가지고 있는 전 재산으로 풍선껌을 샀다. 나는 은박지를 찢기 위해 껌을 씹었다. 껌을 입에 넣으면 은박지가 남고 그것을 잘게 찢을 수 있었다. 버스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가 내 짧은 치마를 보면서 혀를 끌끌 찼다. 나는 보란 듯이 은박지를 도로에 뿌렸다. 약속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그가 오지 않았다. 그가 나타난 것은 마지막 껌을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