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유헌 / 떠도는 섬 - 어느 독거노인의 죽음
떠도는 섬 - 어느 독거노인의 죽음 유헌 엎어진 숟가락처럼 섬 하나 놓여 있다 막걸리 쉰내 나는 툇마루만 남아서 밤마다 갯바람소리 환청에 떨고 있다 느릿느릿 애 터지게 바람이 불어온다 둘이 같이 살아보자 옆구리 토닥이던 파도가 밀려왔던 자리, 절벽이 생겨났다 무연히 쓸어보는 방바닥엔 흰머리뿐 파도에 멍든 자리 동백꽃이 새살 돋고 창문을 더듬는 햇살, 하얗게 질려간다 칠 벗겨진 양철대문에 파도소리 출렁인다 그물코에 빠져나간 한숨들을 깁는가 오늘도 뱃고동소리 속절없이 지나간다 마음 깊은 곳에 긴 두레박을 내려 어제는 참 포근했습니다. 당선통보를 받고 하루가 지났습니다. 창밖에 찬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목포항 앞바다는 출렁대는 물결로 허리가 아픕니다. 차가운 거리로 나섰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