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한라일보 신춘문예 소설 가작] 떠도는도시 / 차영일
떠도는도시 / 차영일 한 달 넘게 수십 장의 이력서를 들고바깥으로 나왔지만 차비도 건지지 못했다비에 젖지 않도록 한 손에는 휴대폰을,나머지 한 손으로는 비닐로 감싼 서류봉투를 바투 걸머쥐었다진동음이 느껴졌다… 기다리던 전화는 아니었다 물은 낮은 데로만 흘러내렸다. 야트막한 경사의 작은 홈이나 틈이나 웅덩이를 지나가다 고이면 다음 물살이 고인 물을 끌어내어 아래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 곧바로 수면은 빠르게 높아져서 조금 전의 길은 금세 지워졌다. 물은 계속 고이면서 경사의 끝을 지우며 수평선을 지면보다 높고 빠르게 끌어올렸다. 사람들은 길을 지나는 게 아니라 물을 건너는 것처럼 보였다. 사람마다 특색 있는 걸음걸이처럼 물은 사람을 만나 각기 다른 소리를 냈다. 도시는 물소리 때문에 계속 시끄러웠다.대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