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불교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륜향(輪香) - 권행백
륜향(輪香) / 권행백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y자형태의 물길이 시야에 잡혔다.학의 날개바람에 끌려온 학의천이 안양천에 이르러 이윽고 몸을 섞는 자리였다.극락정토의 뜻을 새긴 안양(安養) 땅에는 감로수가 흘러야 제격이었다.물살이라도 급하면 속이 좀 후련해질 텐데….가슴속에서 똬리를 틀던 지루한 싸움이 가르마를 타지 못한 채 흙탕물처럼 뒤섞였다.내 넋두리를 들어줄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무지개다리를 건널 때 나는 시간의 힘을 생각했다.그 힘은 전생의 뿌리로 현생의 꽃을 피워내며 윤회의 향기로 거듭나고 있었다.한없이 걸었다. 구두가 질컥질컥 물기를 게워냈다. 세 시간 후 양재동에 당도했다.체중이 쭉 빠지고 몸피가 절반쯤 줄어든 느낌이었다. 발바닥이 쓰렸다.물집이 터진 모양이었다. 새벽이 퍼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