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부산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맹순이 바당 / 임성용
맹순이 바당 / 임성용 지코촌은 뒤로는 산, 앞으로는 바다밖에 없다. 왜정 때 파놓은 방공호를 어부들이 창고(じょうこ:지요우코)로 사용하던 곳이었는데, 전쟁 통에 온갖 종류의 부랑자들이 모여들어 판잣집을 짓고 살게 되어 촌이 되었다. 항구에서 코끼리 언덕을 향해 집들이 늘어서 있다. 왜정 시절부터 덧 지어진 적산가옥들은 모두가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어느 하나가 무너지면 다 같이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웠다. 언젠가 불이 나서 동네 반이 불탔고, 태풍에 파도가 넘어와 또 동네 반이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집은 다시 지어지고 잃을 것 없는 사람들은 꾸역꾸역 모여들었다. 마을 입구에는 작부들이 장사를 하고 2층에서 살림을 살았다. 손님은 뜨내기 선원이거나 어부, 피난살이가 서러운 취객들이다. 자주 싸움이 일어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