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무등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예민한 아빠 - 윤미경
예민한 아빠 / 윤미경 “취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밥통 아줌마의 하이소프라노가 주방 안으로 울려 퍼진다. “차서령, 기상!” 때를 맞춰 파고드는 중저음의 테너는 의외로 파괴력이 강해서 순식간에 아침잠을 몰아낸다. “침대 정리는 제대로 했니? 여자애는 머문 자리가 늘 단정해야해.” 눈뜨자마자 쏟아지는 정말 배려 없는 아침 인사다. “남자애는 뭉갠 자리가 더러워도 되는 거야?” 볼멘소리를 냅다 지르고 화장실 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렸다. “양치질은 3분 동안! 혀도 닦는 거 잊지 마.” 유치원 때부터 하루도 안 빼고 들은 멘트다. 정말 창의성이 결여된 못 말리는 아빠다. 식탁에 앉으면 준비된 나머지 잔소리가 아침식사와 함께 셋팅 된다. “머리 감을 때 잘 헹구고 나왔겠지? 머리카락도 줍고, 또….” 된장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