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무등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문을 뒤돌아보다 / 양관수
문을 뒤돌아보다 / 양관수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나는 어깨가 아프도록 손잡이를 잡아 흔들었다. 방문은 철석같았다. 밖에서 잠근 탓이었다. 문설주 바로 옆에 창이 있었다. 나는 창문 하나를 한쪽을 밀쳤다. 창이 열렸다. 나는 복도로 나가야 했다. 머뭇거리면 안 되었다. 머리를 열린 창으로 들이밀었다. 그런데 무언가에 세게 부딪혔다. 철망에 이마를 찧은 거다. 창문도 막혔다는 걸 깜박 잊었다. 나가야 하는데, 머리가 아픈 건 둘째 치고 눈앞이 캄캄했다. 나는 손가락만 한 철근으로 짜인 철망에 입을 댔다. 누구 없냐고, 살려 달라고, 구해 달라고 악을 썼다. 비명은 철망을 벗어났다. 이내 꼬리만 보였다. 나는 철망 새로 손을 내밀었다. 멀어져가는 목소리라도 붙잡아야 했다. 그러나 여음마저 나를 떼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