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들개 대장, 폴 / 민경혜
들개 대장, 폴 / 민경혜 "으르릉~ 으르르르릉~"나는 꼬리를 바짝 세우고 입을 벌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어요. 그리고는 상대의 눈을 뚫어지게 노려보았지요. 그렇게 팽팽하게 맞선 상태에서 내가 먼저 녀석을 향해 한발을 툭 내 딛습니다. "어…어…엄마! 엄마아!"얼어붙은 듯 조용히 나를 경계하며 멈춰 서 있던 꼬마 녀석이 그제야 들고 있던 비닐봉지를 내팽개치고는 뒤돌아 달아나 버렸어요. 휴, 성공이네요. '그래, 어서 멀리 도망가. 더 멀리.'나는 꼬마를 혼내줄 생각은 없어요. 그저 녀석이 내던지고 간 검정 비닐봉지에 관심이 있을 뿐이지요. '킁킁. 킁킁킁.'매콤한 떡볶이와 순대네요. 나는 침을 꼴깍 삼키고 그것을 비닐봉지 째 입에 물고 뒷산을 능숙하게 올라갑니다. 맛있는 냄새를 맡고 있자니 자꾸만 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