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박송아 / 신 귀토지설(新 龜兎之說)
신 귀토지설(新 龜兎之說) 박송아 아버지는 사나이 인생이라는 말을 좋아했다. 그래서 말끝마다 사나이 인생을 붙이곤 했다. “사나이 인생, 한 방 아닙니까.”라든가 “그것이 다 사나이 인생 아니겠습니까.”라는 식으로 말하면서, 자신의 양쪽 가슴을 번갈아 쳐보였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쿵쾅쿵쾅. 그런 아버지가 좋아하는 라면 역시 신라면이었다.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 그 신라면을 먹고 난 후에도 가슴을 쳐대곤 했다. 쿵쾅쿵쾅, 사나이의 가슴을. 심지어는 벌이는 사업도 사나이 인생다웠다. 매번 단 한 방에 망해서 아버지를 울렸던 것이다. 불공평하지만 세상에는 그런 인생들이 있다. KO승만 하는 인생 혹은 KO패만 하는 인생. 아버지는 후자 쪽 인생이었다. 아버지가 벌였던 마지막 사업은 도박장과 성인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