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현대경제 신춘문예 소설 대상 수상작]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 박숲
세상 끝에서 부르는 노래 / 박숲 [줄거리] 한 인간의 자살충동 배경을, 자기 언어를 갖지 못한 개인의 문제와 연관시킨다. 개인의 언어란, 모순된 세상에서 외치는 저항의 한 마디인 것이다. 나는 평생 아버지의 억압과 폭력 속에 내 삶을 유린당한 채 살아왔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로봇처럼 지내던 나는 최근 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 회사를 뛰쳐나왔다. 이때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던 언어는 아버지의 것이다. ‘너는 살인자다’ 이 말은 ‘나는 살인자입니다’라는 말로 치환되어, 오랫동안 나를 지배해왔다. 나는 과거 십 대 때 밴드동아리 멤버들과 전설의 기타인 루시퍼를 훔치다 살인을 저질렀다. 아버지의 영향력은 감쪽같이 사고의 뒷수습을 마무리할 정도로 강력했다. 나는 아버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