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경상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손 - 박윤선
손 / 박윤선 여자의 시선이 차창너머 허공으로 날았다. 공중에 뜬 아이는 몸도 가벼운데다 무력해서 거리에 선 사람들이 고개를 꺾어 들만큼 큰 호(弧)를 그린 다음에야 지상에 떨어졌다. 여자는 아이의 몸이 바닥에 부딪치는 소리를 들었고 같은 표정을 짓는 사람들을 보았다. 잠시 멈췄던 숨을 되돌려놓느라 고개를 숙인 여자의 뇌리에 짧은 섬광이 스쳐갔다. 어느 때부턴가 줄곧 반복되고 있는 현상… 딱히 집어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흐릿하지만 잊을만하면 찾아오는 느낌. 지난날의 어느 틈엔가 똑같은 일을 겪었던 것 같은 기시감이었다. 여자는 이번에도 일어난 적이 없었던 기억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팔목에 돋아난 소름은 가라앉을 줄 몰랐다.사건을 맡았다는 조사관에게선 옅은 담배 냄새가 났다. 앞머리와 이마의 경계가 뚜..